취미양봉과 부업양봉의 문제점, 전업농가 멘토, 멘티 제도가 필요한 이유
응애약은 많이 넣을수록 좋다고 생각하시는 분들이 많은데, 제 경험상 이건 좀 다릅니다. 9월 17일, 추석 연휴 전 마지막 내검에서 마이트-K로 꿀벌응애를 방제하고 화분과 먹이까지 보충했습니다. 벌통마다 상황이 달랐고, 그 차이를 무시하면 오히려 벌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는 걸 이번에도 다시 확인했습니다.
마이트-K는 개미산(formic acid)을 유효성분으로 하는 겔 제형의 꿀벌응애 방제제입니다. 개미산이란 유기산 계열의 성분으로, 합성 살비제와 달리 응애가 내성을 획득하는 속도가 비교적 느려 방제 체계를 구성할 때 장점이 있습니다. 뚜껑을 칼로 오려서 벌통 위에 올려주기만 하면 되기 때문에 저는 며칠씩 자리를 비울 때 특히 마이트-K를 선호합니다. 소문에서 미세분사기로 치는 방식도 많이 쓰이지만, 부재중에는 겔 타입이 훨씬 관리가 편합니다.
오늘 5매 착봉된 봉군에는 뚜껑을 전체 뜯어서 한 개를 올렸고, 세력이 약한 봉군은 뚜껑 절반만 칼로 잘라 넣었습니다. 착봉(着蜂)이란 벌들이 소비 위에 얼마나 많이 붙어 있는지를 뜻하는데, 이것이 봉군 세력을 판단하는 기본 기준입니다. 일반적으로 약군이라고 절반만 쓰는 게 당연하다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는데, 제품 설명서에서 허용하는 사용량 범위를 벗어난 임의 분할은 반드시 설명서 기준을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경험적 판단만으로 결정하면 안 된다는 뜻입니다.
흠이 있다면 가격이 비싸다는 점이고, 장점은 사용이 편리하다는 것입니다. 약효는 제 경험상 약 일주일 정도 지속되는 것 같습니다. 서서히 산화되면서 겔이 줄어들고, 결국 빈 용기만 남게 됩니다. 그리고 약제 처리 기간에는 가급적 벌통 뚜껑을 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외부에서 출입구 상태와 봉군 활동을 관찰하는 것으로 충분합니다.
개미산은 사람에게도 부식성과 자극성이 있는 성분입니다. 사용 시 보호장갑과 보안경을 반드시 착용하고, 증기를 직접 흡입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이 부분은 일반적으로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 현장에서 대충 맨손으로 처리하는 경우를 종종 보게 됩니다. 저는 이 점만큼은 타협하지 않습니다. (출처: 대전광역시청 꿀벌 응애 방제약품 선택방법 및 사용요령 안내)
오늘 날씨는 하루 종일 뒤죽박죽이었지만 전체적으로 많이 서늘한 편이었습니다. 솔직히 이건 예상 밖이었는데, 개미산을 사용하기에 오히려 괜찮은 조건이었습니다. 개미산은 휘발하면서 응애에게 독성을 나타내는 방식으로 작용합니다. 즉, 기온이 지나치게 낮으면 휘발이 충분히 이루어지지 않아 방제 효과가 떨어지고, 반대로 너무 더우면 증기가 과도하게 발생해 꿀벌 자체에 피해를 줄 수 있습니다.
봉군 내 환기 상태도 중요합니다. 바로아응애(Varroa destructor)란 꿀벌의 번데기방과 성봉에 기생하며 꿀벌 군집을 약화시키는 외부 기생 진드기입니다. 이 응애를 방제할 때 개미산 증기가 봉군 전체에 고르게 퍼지려면 벌통 내부의 공기 흐름이 적절해야 합니다. 벌통을 지나치게 열어두거나 닫아두면 증기 분포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써보니 환기 조건을 무시하고 약만 올린 경우에는 효과가 들쭉날쭉했습니다.
9월 중순은 아직 산란과 봉충이 남아 있는 시기입니다. 봉충(蜂蟲)이란 아직 뚜껑이 씌워진 번데기 방을 포함한 어린 벌 상태를 뜻합니다. 봉충이 많은 시기에는 개미산 계열이 방제 선택지가 될 수 있고, 산란과 봉충이 줄어드는 9월 말~10월 이후에는 다른 방제 방법을 추가로 검토할 수 있습니다. 월동 직전에 봉충이 거의 없는 상태라면 옥살산(oxalic acid) 계열 방제를 고려할 수 있습니다. 옥살산이란 봉충이 없는 시기에 효과적인 또 다른 유기산 계열 방제 성분입니다. 방제 시기별 접근 방식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다만 이것을 날짜만 보고 결정해서는 안 됩니다. 한국양봉협회 자료에서도 방제 전 감염도를 직접 확인하고, 저감염 봉군에 무분별한 방제를 피하도록 안내하고 있습니다. 약제 선택 시 제품명을 바꾸는 것보다 유효성분을 확인하고 순환 사용하는 것이 내성 관리의 핵심입니다. (출처: 한국양봉협회)
이번 내검에서 제가 중요하게 신경 쓴 부분이 하나 더 있습니다. 5매 착봉이 넘치는 벌통 중에 밀납을 위로 너무 많이 올려 마치 겹꽃이 핀 것처럼 된 통이 있었습니다. 이런 경우 소초(巢礎)를 한 장 추가로 넣어주었습니다. 소초란 벌들이 집을 짓기 시작할 때 기초로 사용하는 밀랍 판으로, 벌에게 새로운 공간을 주어 밀납 작업을 유도합니다. 벌이 위로 과도하게 집을 올리는 건 공간이 부족하다는 신호입니다.
화분이 부족한 벌통은 그 자리에서 바로 보충했습니다. 가을에 월동벌을 제대로 만들려면 화분, 즉 꽃가루 단백질 공급이 충분해야 합니다. 먹이가 없는 벌통에는 저온저장고에서 꺼낸 먹이장을 바로 넣지 않았습니다. 오전에 꺼내 찬기를 식힌 뒤, 밀개 포크로 표면을 긁어 넣어주었습니다. 지금 산란에 집중하는 시기라 먹이장은 차갑지 않게 온기가 있는 상태로 넣어주는 게 벌에게 더 낫다는 게 제 판단입니다.
벌을 보는 눈이 생긴다는 건 이런 순간들이 쌓이면서 만들어지는 것 같습니다. 기다려야 할 때 진득하게 기다려야 산란을 잘 받고, 날씨가 추워졌을 때 벌통을 자주 열면 육아 온도가 내려가 봉군이 약해집니다. 월동벌(越冬蜂)이란 겨울을 버텨내고 이듬해 봄 봉군을 재건하는 핵심 개체들로, 이들을 건강하게 키우는 것이 9월 관리의 최종 목표입니다. 응애를 잡는 것과 먹이·화분을 챙기는 것, 이 두 가지가 동시에 되어야 의미 있는 월동 준비입니다.
Q. 마이트-K를 세력 약한 봉군에 절반만 잘라서 써도 되나요?
A. 제 경험상 약군에 전체를 넣으면 부담이 될 수 있어 절반만 사용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만 이것은 반드시 제품 설명서의 허용 사용량 범위를 먼저 확인해야 합니다. 임의 분할이 허용되지 않는 제품이라면 다른 방법을 찾는 것이 안전합니다.
Q. 개미산 방제 중에 벌통을 열어서 확인해도 되나요?
A. 일반적으로 처리 중에는 가급적 벌통을 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뚜껑을 열면 개미산 증기 농도가 흐트러지고 봉군이 불안정해질 수 있습니다. 저는 처리 기간 동안은 출입구에서 벌의 활동 상태를 외부에서 관찰하는 것으로 대신합니다.
Q. 9월에 개미산을 쓰기에 적합한 온도 범위는 어느 정도인가요?
A. 개미산은 너무 낮은 온도에서는 휘발이 부족해 효과가 떨어지고, 너무 높으면 꿀벌에게 해가 될 수 있습니다. 구체적인 온도 범위는 마이트-K 제품 설명서에 명시된 기준을 따르는 것이 가장 정확합니다. 제가 오늘처럼 서늘한 날씨에 사용한 건 그 범위 안에 들어간다고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Q. 월동 전 응애 방제를 한 번으로 끝내도 되나요?
A. 저는 '약을 넣었으니 끝'이라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며칠 뒤 바닥에 떨어지는 응애 수와 벌들의 행동을 다시 확인해야 실제 방제 효과를 알 수 있습니다. 봉충 상태와 응애 감염도를 재확인한 뒤 추가 방제 여부를 결정하는 것이 올바른 접근입니다.
Q. 먹이장을 저온저장고에서 바로 꺼내 넣어도 되나요?
A. 저는 꺼내서 바로 넣지 않습니다. 오전에 미리 꺼내 찬기를 충분히 식힌 뒤 오후에 넣어주었습니다. 지금처럼 산란이 활발한 시기에는 차가운 먹이장보다 온기가 있는 상태로 넣어주는 것이 봉군에 더 낫다고 생각합니다.
오늘 넣은 마이트-K가 실제로 효과가 있었는지는 며칠 뒤 바닥에 떨어진 응애 수를 확인해봐야 알 수 있습니다. 그때까지는 외부 관찰이 전부입니다. 9월 중순의 양봉장은 봄처럼 눈에 띄게 바쁜 계절은 아니지만, 월동의 성패를 결정하는 시기라는 점에서 오히려 더 신중하게 움직여야 합니다. 응애 방제와 먹이 보충, 화분 관리를 한꺼번에 챙겨야 하는 지금이 1년 중 가장 세심한 관찰이 필요한 때라고 저는 생각합니다.
--- 참고: 양봉관리, 대전광역시청 꿀벌 응애 방제약품 선택방법 및 사용요령 안내, 한국양봉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