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미양봉과 부업양봉의 문제점, 전업농가 멘토, 멘티 제도가 필요한 이유
솔직히 처음에는 대충 일기예보 보고 벌통 상태 확인하는 것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같은 지역이라도 제 봉장은 예보 기온이랑 실제 온도가 꽤 다른 날이 많았습니다. 그때부터 직접 재기 시작했고, 몇 년 치 기록이 쌓이고 나서야 이게 단순한 숫자가 아니라는 걸 실감하게 됐습니다.
월동먹이 주는 시기도 맞출수 있습니다
너무 늦어 밥이 되기전에(소비에 저장하기전) 추위가 와버리면 안되고,
또 9월에 서늘 했다가 10월에 늦더위가 찾아와 버려도 안되지요
10월 초에 월동먹이 줬다가 11월에 날씨가 좋아 산란이 들어가 버리면 안됩니다
이 모든걸 데이터로 대충 예상 하여야 월동이 가능해 집니다
다른곳과 비교해서 영덕은 겨울엔 춥지도, 여름엔 덥지도 않은곳은 예측이 더 어렵습니다
일반적으로 양봉은 어느 정도 경험이 쌓이면 눈대중과 감으로 관리한다고들 말합니다. 저도 한동안 그렇게 생각했습니다. 그런데 실제로 봉장 여러 곳을 레이저 온도계로 비교해 보니, 같은 시간에 햇볕 잘 드는 벌통 앞과 그늘진 쪽 벌통 앞의 온도가 5도 가까이 차이 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기상청 예보에는 당연히 이런 정보가 없습니다.
꿀벌은 변온동물(poikilotherm)입니다. 변온동물이란 체온을 스스로 조절하지 못하고 외부 환경 온도에 따라 체온이 변하는 동물을 뜻합니다. 그래서 봉장의 미세한 온도 차이가 벌의 행동에 직접 영향을 줍니다. 특히 육아권(育兒圈)이라 부르는 여왕벌이 산란하고 애벌레가 자라는 공간은 약 34~36℃를 일정하게 유지해야 합니다. 외부 기온이 떨어지면 일벌들이 그 주변에 몰려 체열을 만들어 내는데, 이 과정에서 꿀 소비량이 눈에 띄게 늘어납니다.
반대로 날씨가 따뜻할 때는 사양액(飼養液), 즉 설탕물이나 인공 먹이를 봉군에 공급하는 액체 먹이의 소비가 빠르게 늘어납니다. 활동량이 많아지기 때문입니다. 제가 직접 확인해 보면 기온이 높은 날 오후에 사양액 통이 거의 비어 있는 경우가 꽤 있었습니다. 예보만 보고 준비했다면 분명히 놓쳤을 상황입니다.
이런 경험이 반복되면서 든 생각이 하나 있었습니다. 기상청 자료는 지역 평균이지, 내 봉장의 기록이 아니라는 것입니다. 그래서 올해는 레이저 온도계와 함께 최저·최고 기온을 동시에 표시해 주는 온도계를 봉장에 상시 비치해 두고 있습니다. 여름에는 뜨거운 벌통 입구 온도를 레이저로 확인하고, 가을부터는 밤 최저 기온 변화를 꼼꼼히 챙기는 방식입니다.
기온 기록에서 제가 가장 주의 깊게 보는 건 낮 최고기온 자체보다 일교차(日較差)입니다. 일교차란 하루 중 최고기온과 최저기온의 차이를 뜻하는데, 이 수치가 커질수록 벌통 내부 환경 관리에 필요한 에너지가 늘어납니다. 특히 가을에 낮에는 25℃를 넘다가 밤에 15℃ 아래로 내려가는 날이 이어지면, 벌들이 열을 만들기 위해 소비하는 에너지가 확 늘어납니다.
사람 눈에는 그냥 선선한 가을날이지만, 봉군 입장에서는 겨울 준비 모드로 넘어가는 분기점일 수 있습니다. 여름 내내 벌통 안에 넓게 퍼져 있던 봉군(蜂群), 즉 한 벌통에 모여 사는 꿀벌 집단이 점차 중심으로 모이기 시작하고, 육아 범위도 좁아지는 것을 실제로 봤습니다. 이 변화가 일교차가 10℃를 넘기는 시점과 대략 맞아떨어지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물론 밀원식물 개화 상황이나 봉군 세력 등 다른 변수도 함께 작용하기 때문에 온도만으로 전부 설명할 수는 없습니다.
제 경험상 이 부분이 초보자도, 경험 많은 양봉인도 놓치기 쉬운 지점입니다. "이 정도 날씨면 아직 괜찮다"는 감각은 사실 누군가의 평균적인 경험이지, 내 봉장의 데이터가 아닙니다. 위치가 계곡인지, 평지인지, 주변에 물이 가까이 있는지에 따라 체감 온도가 달라지듯, 봉장마다 조건이 다릅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꿀벌 봉군 관리와 기후 조건의 관계를 연구한 자료를 꾸준히 발표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기후 변화로 인한 이상기온이 꿀벌 군집 쇠퇴에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습니다.(출처: 농촌진흥청) 매년 날씨 패턴이 달라지는 상황에서 내 봉장만의 기록이 없다면, 이상기온이 왔을 때 어떤 상황이 벌어지는지 비교할 기준 자체가 없어집니다.
국립기상과학원의 분석에 따르면 한반도 연평균 기온은 최근 수십 년간 지속적으로 상승하는 추세이며, 계절 간 일교차 변화도 두드러지고 있습니다.(출처: 국립기상과학원) 이런 흐름 속에서 양봉인으로서 내 봉장 데이터를 직접 쌓아두는 것이 점점 더 중요해지고 있다고 봅니다.
거창하게 시작할 필요가 없다는 건 저도 처음에 배웠습니다. 처음에는 하루 세 번 온도 재는 것도 귀찮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솔직히 "이런 건 초보자나 하는 거 아닌가" 싶은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런데 3년 치 기록을 놓고 비교해 보면 이야기가 달라집니다. 작년 9월 같은 날짜보다 올해 밤 기온이 얼마나 빨리 떨어졌는지, 일교차가 커졌을 때 벌통 입구 출입이 어떻게 줄었는지, 숫자로 바로 비교가 됩니다.
기록 방법은 단순할수록 오래 지속됩니다. 제가 실제로 쓰는 방식을 기준으로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이 다섯 가지를 휴대전화 메모나 엑셀에 꾸준히 쌓으면 2년 차부터 의미 있는 비교가 시작됩니다. 기온이 낮았던 해에 사양액 준비를 어떻게 했는지, 일교차가 컸던 해에 월동 준비를 언제 시작했는지, 숫자와 기록이 판단을 도와줍니다. 경험만 있고 기록이 없으면 기억에 의존하게 되는데, 사람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습니다. 특히 "작년이 올해보다 따뜻했던 것 같은데"라는 느낌은 실제 데이터와 전혀 다른 경우가 많았습니다.
기온 기록을 단독으로 절대적인 기준으로 삼는 건 맞지 않습니다. 밀원식물(蜜源植物), 즉 꿀벌이 꿀과 화분을 채취하는 식물의 개화 시기, 강수량, 봉군 세력, 여왕벌의 산란 상태가 함께 맞물려 봉장의 컨디션을 결정합니다. 온도는 그 퍼즐 조각 가운데 하나입니다. 다만 매년 비슷한 시기에 같은 방식으로 쌓은 기록이라면, 다른 변수들과 연결해서 해석할 때도 훨씬 정확한 판단이 가능해집니다.
Q. 봉장 온도는 일반 기상청 기온과 얼마나 차이가 납니까?
A. 위치에 따라 생각보다 많이 다를 수 있습니다. 제가 직접 레이저 온도계로 확인해 보면 같은 시간에도 햇볕 잘 드는 곳과 그늘진 곳이 5도 가까이 차이 나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계곡이나 물 가까운 곳, 바람이 많은 곳은 예보 기온보다 실제로 더 낮게 측정되는 경향이 있었습니다. 그래서 기상청 자료와 함께 내 봉장 실측값을 별도로 기록하는 것이 의미 있습니다.
Q. 하루 세 번 온도 측정이 너무 번거롭지 않습니까?
A. 처음에는 저도 그렇게 느꼈습니다. 그런데 최저·최고 동시 표시 온도계를 봉장에 고정해 두면 밤에 별도로 나가지 않아도 됩니다. 아침에 전날 최저를 확인하고 낮에 최고를 한 번 더 확인하는 방식으로 하면 실제로 하루 두 번이면 충분했습니다. 습관이 되면 1분도 안 걸립니다.
Q. 기온 기록만 해도 봉군 관리에 도움이 됩니까?
A. 기온 단독으로는 한계가 있습니다. 온도 기록 옆에 벌통 출입량, 화분 반입 여부, 사양액 소비량, 응애 관찰 결과를 함께 적어야 실제로 쓸 수 있는 데이터가 됩니다. 기온만 쌓으면 기상관측 자료에 그치지만, 벌의 상태를 함께 기록하면 몇 년 뒤에 "이 온도 조건에서 우리 봉장 봉군은 이렇게 반응했다"는 나만의 기준이 생깁니다.
Q. 이상기온이 심해지는 요즘, 기록이 더 중요해지는 이유가 있습니까?
A. 매년 날씨 패턴이 달라지고 있는 건 실제로 체감하고 있습니다. 기후 변화로 인해 꿀벌 군집 쇠퇴 시기나 꿀벌이 힘들어하는 조건 자체가 변하고 있기 때문에, 과거의 경험에만 의존하면 대응이 늦어질 수 있습니다. 내 봉장 데이터가 쌓여 있으면 올해 이상한 시점에 봉군이 약해졌을 때 작년, 재작년의 같은 시기와 비교하면서 원인을 좁혀 나갈 수 있습니다.
기록을 시작하기에 늦은 시기는 없습니다. 올해 데이터가 쌓이면 내년 같은 날짜에 비교할 기준이 생기고, 3년이 지나면 내 봉장만의 패턴이 보이기 시작합니다. 거창한 장비보다 매일 같은 시간에 같은 자리에서 온도 하나 적는 습관이 먼저입니다. 지금 당장 온도계 하나 봉장에 고정해 두고, 오늘부터 기록을 시작해 보시길 권합니다. 몇 년 뒤 그 기록이 다른 누구도 줄 수 없는 내 봉장만의 판단 기준이 될 것입니다.
--- 참고: 양봉관리